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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소식
연극원 졸업생과의 인터뷰 - 연극원(그들은...ing!)
  • 동문 연극원
  • 등록일2009.02.25
  • 조회수18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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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크누안(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사 http://news.knua.ac.kr)


누군가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 그 길은 험난할지도 모르지만 분명 멋진 일이다. 연극원은 ‘국립연극학교’란 타이틀을 걸고 10년이라는 세월을 흘러왔다.


인생의 가장 작은 부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연극분야는 아직 선배도 많지 않고 누군가 개척해야만 한다. 그 중 연극학과는 연극원 안의 이론과로서 연극사, 연극 비평, 드라마터지 등의 전문적인 영역을 공부하는 과이다. 현재 연극원 연극학과를 졸업한 선배부부 김덕희, 엄현희씨를 만나보았다. 선배들은 얼마 전 이사한 따뜻한 그들의 보금자리로 초대했다.


과연 그들은 졸업을 하고 무엇을 했을까.



“저는 ‘뛰다’의 기획으로 있어요. 졸업하고 나서 내가 가진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터그는 현실적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없어요.


그래서 졸업하고는 어떤 팀이랑 같이 공연을 준비하기도 했었고 그러다가 아는 선생님 소개로 컨설팅 회사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사업을 2년 정도 하다가 ‘뛰다’팀에 합류하게 된 거죠. 종합해 보면 여러가지 경험을 하다가 다시 연극을 하는 길로 돌아온 거죠.” (덕희)


“연극학과에서 배웠던 것들이 밖에 나가서 쓰일 걸 보니까 상당히 암울했던 것을 본 거죠. 위기감이 많이 들어서 오히려 글을 쓰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밖으로 당장 나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전문사 시험을 봤어요.


다른 학교 석사 과정 경우는 별로 메리트가 없었고 내가 가진 지식을 보강하기 위해서 우리 학교가 낫겠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을 했어요.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서 계속 연극 이론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길을 찾았죠.


비평을 하려면 공연을 자주 봐야 하니까 그 이후에는 표 값을 벌기 위해서 에서 글도 썼었죠. <연극평론>지 쪽에 글을 써서 평론가로 데뷔했는데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왜냐하면, 지면이 없어요. 현재 70-80명의 연극평론가를 수용할 지면도 없고, 처음에는 무언가 뿌듯했는데 글을 쓰고 싶으면 공식 지면으로 나가야 하니까요.


운이 좋게도 <컬쳐뉴스>에서 젊은 필자를 찾고 있었는데 제가 썼던 글을 김소연 편집장이 블로그에서 보고 연락이 됐어요. 올해 4월부터 고정 지면을 가지면서 한 달에 한 번씩 글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공연과 리뷰> 기자로 있으면서 또 하나의 공식 지면을 가지고 있죠. 인터넷의 힘에는 정말 놀랐어요. 누군가 그 글을 보고 일이 되는 건 좀 놀랐었죠.”(현희)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하는 일들을 통해 개척하는 중이라며 차가운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졸업을 하기 전에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과 이미 사회에 발을 내민 후에 드는 생각은 천지차이면서도 같은 선상에 있다.


분명 현실은 냉혹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무언가에 대해 듣다 보니 아직은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끔 용기를 갖게 된다.



“기획이라는 영역이 많지만 극단에서 기획을 한다는 것은 장르 자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요. 그래서 저는 연극학을 전공한 것이 기획으로서 독특한 메리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연극학에서 배운 것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학교에 있을 때, 많이 공부 해야 돼요.”(덕희)


“저는 연극계 안에서 필요한 이야기가 뭐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 그것을 가지고 가고 있죠. 아직 시작하는 일이고. 인터뷰하겠다고 한 것이 연극학과 이론과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서 허망함과 절망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 거죠. 실용적인 이론. 그 길은 누군가가 찾아야 되겠죠.”(현희)



공부가 가장 쉬웠다고 말하던 저자가 미울 정도로 ‘-학’이라는 말은 거리감이 든다. 막상 공부를 하라고 말하는 선배들은 어떤 공부를 했던 것일까. 무언가에 왕도는 없다지만 그래도 기대해 본다.



“미술원에 예술철학 수업 괜찮아요. 조금 어렵긴 하지만 공부하는데 많이 도움이 될 거예요.”(현희)


무언가에 대해 애정이 있다면 당연히 아쉬운 점도 반드시 있다. 학교를 다니는 학부생도 자유로운 학교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데 그들은 어떤 점을 이야기할까.



“아쉽게 생각된 부분은 우리 학교 내에는 묘한 경쟁의식을 고조시키는 분위기가 있어요. 학생들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마치 저 사람이 잘되면 내가 굉장히 기분 나쁜 거 말이죠. 학교 내에서 학생들은 순수하게 뭉치고 고민을 나눠야 할 때 안 뭉쳐요.


정작 동지가 되어야 할 사람은 선생님이 아니라 동기고 친구들이어야 하는데 거꾸로 된 거죠. 나중에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들은 사실 같이 스터디를 한다거나 하면 아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런 활동을 안 한다는 거죠.


같이 공부를 하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교감을 하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효과를 낼 수 있는 거죠. 내 주변에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적이 아니라 그 동지가 계속해서 서로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거죠. 그런 관계가 형성이 잘 안 됐던 게 아쉬워요.”(덕희)



선배가 지적하는 아쉬운 부분이 학생들 사이에 아직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연극원 이론과 뿐만 아니라 모든 이론과들에 대한 애정 어린 바람을 들려준다.



“정말 중요한 것은 밖에 나가서 빨리 무언가 나와야 하거든요.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서 자꾸 증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론과 같은 경우에 그거를 할 줄 아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유학 쪽으로 가고 그렇기는 한데 좀 다양한 길이 있지 않나 생각해요.


안에 있는 학생 같은 경우도 최대한 어떻게든 밖에 나가서 자신이 배운 것들을 자꾸 써먹는 방법들을 찾아야 하는 거죠. 4년 동안 아주 많은 것들을 좋은 선생님 들한테 배웠거든요.”(현희)



감로차의 달달함이 어느덧 쟈스민차의 향기로움으로 바뀌자, 시간도 부쩍 많이 지났다. 내가 걸어야 할 길과 선배들이 걷는 그 길. 비록 그 길들이 너무 어둡고 굽어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연극에 대한 넘치는 열정을 붙잡고 가다 보면 멋진 끝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아직 진행 중이어서 좋다.


동행취재: 채정화 기자
(bynlggoma@knu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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